처와 아이를 공항에 내려주고 오는 길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항상 함께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옆에 없을 때 느껴지는
알싸한 느낌은 슬픔도 외로움도 아닌 공허함, 무(無)라는 의미의 실존이다.
출국장에서 자신의 여권에 붙은 사진을 보며 연신 묘한 웃음을 지어보이던 경민이를 보며, 집에서 처음 떨어져서 기숙사로 들어갔던 15살의 내가 떠올랐다. 다 큰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3일째 되던 날 공중전화박스에 매달려서 훌쩍거렸다. 엄마보고 싶다고....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오셨고, 나를 꼬옥 안아주셨다. 과거의 연결을 강하게 확인함과 동시에 언제나 혼자인 인생의 시작이었다. 아이가 생기고도 4년동안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요새 15살의 그날 느끼던 감성이 조금씩 다시 생긴다.
( 물론 좀 다르긴 하다. 아이가 P/R/N/D 속에 뭐가 있냐고 물어서,
오늘 오후내내 자동변속기 책을 사다놓고 공부했다. 내친김에 THS 도 봤는데, 사람들
참 아이디어들이 좋다. )
나는 이제 34세가 되었고, 경민이는 10년
후면 정확히 19년 전의 내가 된다. 그 끊김과 연결의 순간이 나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상상하며 자꾸 잠을 뒤척인다.











